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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국론

신국론_아우구스티누스 (1)

휘슬블로어 2024. 1. 15. 23:33

친애하는 마르켈리누스에게

신국론은 아우구스티누스가 마르켈리누스라는 인물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띄고 있다. 그러나 마르켈리누스라는 인물은 가상의 인물로 보인다. 굳이 아우구스티누스가 가상의 인물을 설정한 이유를 정확하게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아우구스티누스가 설정한 마르켈리누스라는 인물은 로마 시민이면서 동시에 기독교에 우호적인 인물로 가정했다는 사실이다. 이를 통해서 신국론이라는 저서는 로마 시민이면서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독자로 설정하고 씌여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마가 침탈 당할 때

아우구스티누스가 신국론을 쓰기로 결심한 이유는 로마라는 대제국이 침탈을 당했기 때문이다. 기독교는 로마 제국에서 콘스탄티누스 대제를 통해 공인되고 테오도시우스 1세를 통해 국교가 되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박해를 받는 초라한 종교에 불과했지만 공인화와 국교화를 통해서 기독교의 위상을 완전히 달라졌다. 동시에 교회에 이런 혜택을 준 로마 제국 자체를 하나님의 나라, 즉 신국으로 인식하며 로마 황제를 신의 사자로 추앙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하나님이 지키시는 나라라고 믿었던 로마는 야만족들에게 지속적으로 침탈을 당했고 마침내 무너지게 된다. 이러한 역사적 사건은 로마를 신의 나라, 황제를 신의 사자로 믿었던 당시 기독교인들에게 대단한 혼란을 가져왔다. 그들이 믿었던 것은 결국 로마라는 나라였고, 황제 였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아우구스티누스는 신국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올바른 정립을 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한 자들이 악한 자들과 동일하게 고난을 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우구스티누스는 로마는 이방인만도 못하게 잔학하고 포악스럽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러한 주장의 예시로 신저능로 피신한 사람들의 목숨을 보호하기는 커녕 오히려 살려둔 사례자체가 없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당시 로마에 있었던 침략, 학살, 약탈, 그리고 방화는 그들의 관습으로 보고 있다. 그러한 로마이기에 하나님의 채찍이 로마를 쳤다고 말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아우구스티누스는 한가지 난제에 대해 설명한다. 바로 로마가 악하다고 하지만 그 속에 있었던 선한 자들은 무슨 잘못이 있기에 악한 자들과 동일하게 고난을 당하는가 하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누스는 선한 자들이 악을 저질러서가 아니라 현세의 삶을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물론 선한 사람들이 세상을 집착하듯이 사랑한 것은 아니지만 세상을 향해서 나팔을 부는 파수꾼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고난을 당한다는 사실 자체는 동일하지만 선한 자는 이것을 인내를 배우는 경험으로 이해하며 회심하게 되지만 악한 자들은 기독교의 신이 자신들의 신자들 조차 지켜주지 않았다고 비아냥 된다고 주장한다. 

 

 

하늘의 도성을 기다리는 자들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난을 통해서 회심한 기독교인들의 태도를 비열하다고 말하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앞서 언급한 악인들의 태도가 비열하다는 것인데 그것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나 다른 존재 때문에 자신이 고난을 당한다고 주장하는 입장을 말하는 것 같다. 그러면서 기독교인들을 나그네 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 세상을 살아가지만 이 세상에 뿌리를 내리지 않고 하늘의 도성을 기다리는 자들이라는 의미이다. 즉, 하나님을 믿는 신자들은 로마라는 제국에서 살고 있지만 그들의 시민권이 로마에 있지 않기에 결국은 나그네의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1권의 후반부에는 아우구스티누스가 로마 시민들을 향해 사자후를 내뱉는 장면이 등장한다. 

로마 시민들이여, 그대들은 왜 기독교를 비난하는가? 따지고 보면, 쾌락에 빠져서 온갖 탐욕스러운 문화를 즐겼던 자들은 바로 당신들 아닌가? 평화와 풍요를 추구하되 도덕도 절제도 없이 무분별하게 방종했던 자들이 도대체 무슨 할 말이 있는가? 어찌 보면, 전쟁이 닥쳐오기 전에 누렸던 온갖 악습들이야 말로 적의 잔학성 보다 더 해로운 것이 아니겠는가?......

 

1권의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당시 로마에서는 국교인 기독교를 비난하는 소리가 높았으며 반대로 기존 로마의 전통 종교로 회귀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기독교를 변호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을 것이다. 그러기에 아우구스티누스는 고난의 원인이 기독교에 있지 않음을 언급하고 있다. 동시에 로마에 거주하는 기독교인들이 기독교가 로마 멸망의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변론할 수 있는 지적인 토대를 마련해주려는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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